취임 100일 권순기 경남교육감 “학력·교권 강화”…교육재정 구조조정도 추진 2026-10-12 10:57:10

경남교육청은 학생 기초학력 보장과 교권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인공지능교육체계 개편과 교육재정 구조조정에 나섰다(경남교육청 제공).


[오상진 기자 / 동아교육신문] 경상남도교육청이 학생 기초학력 보장과 교권 보호를 강화하는 한편, 인공지능(AI) 교육체계 개편과 교육재정 구조조정에 나선다. 교육청 산하 기관의 중복 기능을 통합하고 대규모 신규 사업의 우선순위를 재검토하는 등 재정 효율화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권순기 경남교육감은 12일 오전 경남교육청 본청 강당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책임교육·상생교육·미래교육’을 중심으로 한 교육정책 추진 방향과 재정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권 교육감은 지난 100일 동안 학교와 지역 현장을 방문해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등의 의견을 수렴해 왔다며, 앞으로는 현장의 요구를 구체적인 정책으로 연결해 공교육의 신뢰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교권 침해 48시간 내 대응…기초학력 지원 확대

경남교육청은 우선 교권 보호와 기초학력 보장을 핵심으로 하는 ‘책임교육’을 강화한다. 교권 침해 사안이 발생하면 48시간 이내 초기 대응에 나서는 ‘교권보호 118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악성 민원과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에 교육청이 직접 대응하고, 법률 상담부터 소송 지원, 피해 교원의 회복까지 통합적으로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학생들의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지원도 확대된다. 올해 2학기 추가 배치한 초등 저학년 기초학력 전담교사 21명을 앞으로 70명까지 늘리고, 문해력과 수리력 보충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방학 중 수학·과학 100시간 몰입 캠프는 120개 학교로 확대한다. 영어 캠프는 2027년 5개 교육지원청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학교 밖 학습공간 조성도 추진한다. 올해 하반기 통영과 고성에 학습공간을 마련하고, 2027년에는 6개 학교에서 ‘경남형 스터디카페’를 시범 운영한다. 유아와 장애학생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사립유치원 3~4세 무상교육비를 인상하고, 장애학생의 직업교육과 자립을 지원하는 지역별 교육 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초등 돌봄 확대·100원 통학버스 추진…지역 연계 교육 강화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학생의 성장을 지원하는 ‘상생교육’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경남교육청은 초등 방과후 돌봄교실을 확대해 돌봄을 희망하는 학생이 이용할 수 있는 온종일 돌봄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돌봄과 방과후학교에 참여하는 학생의 출결 및 위치 정보를 학부모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어디 Go?’ 애플리케이션도 도입한다. 현재 14개 학교에서 시범 운영 중인 지역 농특산물 활용 아침 간편식 지원사업은 운영 효과를 분석한 뒤 확대 여부를 결정한다.


학생들의 통학 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100원 등하교 버스’를 도내 모든 시군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통학 취약지역에는 직행 통학버스인 ‘에듀라인’을 도입할 계획이다. 지역 산업과 연계한 직업교육도 강화한다. 우주항공과 방위산업, 피지컬 AI, 에너지, 조선해양, 미래 모빌리티 등 경남의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특성화고와 대학, 기업이 참여하는 인재 양성체계를 마련한다.


특성화고 3곳은 평생교육 활성화 학교로 운영해 지역 주민의 직업교육과 평생학습을 지원하는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아이톡톡’ 생성형 AI 플랫폼으로 개편…과학영재 교육 확대

미래교육 분야에서는 독서·토론 중심 수업과 인공지능 활용 교육의 현장 적합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 경남형 교육 플랫폼인 ‘아이톡톡’은 생성형 AI 기반 교수학습 플랫폼으로 개편한다. 교사들이 실제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디지털 수업 자료를 제공하고, 현장 교원이 참여하는 ‘AI 전략추진위원회’도 구성할 계획이다. 스마트 단말기 보급 방식 역시 재검토한다. 기기 구매와 유지·관리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기존 보급체계에서 ‘구독형 맞춤 관리체계’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과학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경남과학고의 영재학교 전환과 양산과학고, 사천우주항공영재학교 설립도 추진한다.


교육청 산하기관 52곳 기능 점검…대규모 사업 재검토

이번 발표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교육재정 구조조정 방침이다. 경남교육청은 직속·소속기관 52곳의 운영비와 높은 인건비 비중, 이미 협약이 체결됐거나 설립·착공이 예정된 19개 사업 등이 재정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편과 고교 무상교육 국가 부담분 감소, 담배소비세분 지방교육세 일몰 가능성 등으로 향후 재정 운용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교육청은 산하기관의 기능과 운영 실태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중복되거나 유사한 업무를 통합·조정하기로 했다.


신설 예정 기관과 대규모 사업도 교육적 필요성과 재정 여력, 기존 계약에 따른 법적 의무 등을 검토해 추진 시기와 우선순위를 조정할 계획이다. 신규 사업은 재원 확보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을 사전에 검토하고, 시범 운영을 통해 효과를 확인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원칙을 적용한다.


다만 기관 통폐합이나 사업 조정이 실제로 추진될 경우 지역별 교육서비스 접근성과 학교 지원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향후 검토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 권 교육감은 “지난 100일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경남교육의 방향을 찾는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학교의 일상에서 그 변화를 실천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재정을 바로 세우고 학력과 인성이라는 교육의 본질을 회복해 공교육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경남, 아이 키우기 좋은 경남, 교육을 위해 찾아오는 경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동아교육신문 오상진 기자 / donga35ost@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