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16명’ 진서고, 하동 옥종고와 통합… “지역소멸 시대, 교육 생태계 생존법” 2026-06-28 16:57:15

경남교육청 전경.


[오상진 기자 / 동아교육신문] 경상남도교육청이 학생 수 급감으로 존립 위기를 맞은 진주 진서고등학교와 하동 옥종고등학교를 20283월까지 통합하기로 했다. 인구절벽과 지역소멸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소규모 학교들이 통합이라는 결단을 통해 교육환경 개선과 학습권 보장이라는 생존 전략을 택한 것이다.

 

16명뿐인 학교교육과정 운영이 불가능했다

진주 수곡면에 위치한 진서고의 현실은 우리 교육이 마주한 암울한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때 중·고 통합이 논의되기도 했으나 무산됐던 진서고는 최근 2년 사이 신입생이 10명 밑으로 떨어졌다. 올해 전체 학생 수는 고작 16. 앞으로도 연간 입학생이 3~4명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였다.

 

교육 현장이 사실상 개점휴업상태에 이르자 교육당국과 학교는 결국 통합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경남교육청은 지난 5월 설명회를 시작으로 지역민과 지방의원,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추진위원회를 통해 숙의 과정을 거쳤다. 결과는 압도적이었다. 지난 22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학부모 91%가 통합에 찬성표를 던졌다.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현재의 학교 이름보다는 교육의 질을 선택한 셈이다.

 

학교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여건을 재설계하는 것

경남교육청은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학생들의 심리적 불안을 최소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단순히 행정적인 통폐합을 넘어, 2027년부터 두 학교가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교류 활동을 늘려 통합 환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교육부의 통폐합 인센티브를 투입해 교육 시설을 현대화하고, 재학생들을 위한 복지 지원도 강화한다. 최치용 경남교육청 학교지원과장은 이번 통합은 학교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더 큰 가능성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 여건을 새롭게 설계하는 과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역 경계 넘는 교육 생태계구축의 시험대

이번 통합은 진주와 하동이라는 행정구역의 경계를 넘는 시도라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학령인구 감소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기존의 학교 체제를 고수하기보다 지역 간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교육 생태계를 조성하는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학교 통합이 지역사회 커뮤니티의 중심축이 사라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교육청이 강조한 내실 있는 교육 활동이 과연 학생들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올지, 혹은 단순한 인력 감축 수단으로 변질될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렸다.

 

한편, 경남교육청의 이번 결정이 지역 소멸의 파고를 넘기 위한 교육 현장의 성공적 변신으로 기록될지 교육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동아교육신문 오상진 기자 / donga35ost@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