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 전경.
[이정민 기자 / 동아교육신문] 교육부가 26일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중장기(2027~2030년) 초·중등 교과교원 수급방향’을 발표했다.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라는 현실적 제약과 미래 교육 수요를 동시에 고려했다는 설명이지만, 사실상 교원 정원 감축을 본격화하겠다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이날 “학생 수 감소와 미래 교육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지만, 교육계 안팎에서는 교육당국이 학생 수 감소라는 ‘숫자’에만 매몰돼 교육의 질적 저하를 초래할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급감하는 학생 수, 교원 감축의 ‘명분’ 되나
교육부의 이번 수급안에 따르면 공립 초·중등 학생 수는 2025년 대비 2030년까지 약 90만 명(약 21%)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초등은 약 30%, 중등은 약 11% 줄어들 전망이다.
교육부는 이 같은 통계를 근거로 교원 정원을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장 2027학년도 교사 신규채용 규모는 초등 2,700~2,900명, 중등 4,700~5,100명 내외로 제시됐다. 교육부는 이를 두고 “미래 세대를 위한 균형 잡힌 교육여건 조성”이라고 포장했으나, 학교 현장에서는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 교육 환경을 개선할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맞춤형’ 강조하지만… 교실 현장은 ‘과밀’과 ‘소멸’의 이중고
교육부는 인구감소지역의 소규모 학교와 인구유입지역의 과밀학급을 구분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소규모 학교에는 적정 교원을 배치하고, 신도시 등에는 학급 신설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산술적인 정원 배분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꼬집는다. 인구감소 지역의 교육여건이 악화할 경우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는 물론, 지역 소멸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고교학점제·AI 교육 등 ‘정책 수요’는 늘리면서 ‘교원’은 줄여
이번 수급안에는 고교학점제 안착, 기초학력 전문교원 배치, 정보교과 교원 확충 등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과제들이 포함됐다. 교육부의 논리대로라면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교사가 필요하지만, 정작 교원 정원 전체 규모는 줄어드는 ‘모순’에 빠진 셈이다.
전교조 등 교육단체들은 “교육부가 미래 교육을 외치면서 정작 그 주체인 교원 수를 줄이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며 “교원 정원 감축을 위한 수급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통한 실질적인 교육 여건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교육부가 ‘지역균형성장’과 ‘미래 인재 양성’이라는 거창한 목표를 내걸었음에도, 현장 교사들이 느끼는 교육의 질은 더욱 팍팍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2027학년도 교원 신규채용 최종 공고는 오는 9월 발표될 예정이다.

